현재 한국에서 남성들의 대다수가 돈이 없어서 결혼을 하고 있지 못하며 이것이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떤 인간들은 "내 주변은 돈이 많다"라면서 공감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방식의 답변은 한국에서 언제나 흔하게 들을 수 있다. '내 주변'은 괜찮다는 답변이다. 그런데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것은 매우 이상한 답변이다.
일단 그 사람의 '주변'이 한국에서 통계를 작성해도 무리가 없을 만한 대표성을 가진다면, 그 사람의 인맥은 매우 비범함에 틀림없다. 적어도 인맥이 각계각층에서 수천명 이상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를 강조하는 한국에서는 그런 인맥을 가진 사람이 더욱 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절대다수의 사람에게 '내 주변'이란 전혀 한국이라는 전체 표본을 대표하는 데에 쓸모가 없다.
그리고 예전에 일제시대에 대한 토론에서 느낀 것이지만, 한국인들은 유독 '의도'를 중요시한다. 객관적인 통계 수치로 보면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에 근대화된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인들을 객관적인 자료로 이를 논파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자꾸 한다.
"일본인들이 자기 좋으라고 근대화한 것이지, 한국을 위해서 한거냐?"
>일본의 의도는 한국이 근대화 되었다는 사실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리고 병역의 의무에 대해서 여성들이 자주 이런 주장을 한다.
"군대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보상을 내놓으라는 거냐? 너도 가지 않을 수 있으면 가지 않을 거잖아"
>개인의 의사는 개인이 군대를 복무했다는 사실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러면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너는 세금을 내고 싶어서 낸 것이냐? 만약 내기 싫은데 억지로 세금을 낸 사람이라면, 자발적으로 기꺼이 낸 사람보다 복지 혜택을 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러면 대부분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욕을 한다.
이렇게 한국인들은 객관적인 사실을 논하는 곳에서 자꾸 '화자의 의도'를 끌고 들어오는 경향이 강하다. 내가 포르노를 합법화해야 한다면서 근거로 포르노의 폐해가 개인의 자유를 막을 정도로 크지 않다는 근거를 들고 와도, "어휴, 포르노 보고 싶었구나? 자기관리해서 연애나 하지 그래?"라고 깎아내리고, 내가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을 해도 "그러게 공부 좀 해서 좋은 직장가지, 누가 그런 일 하래?"라고 자꾸 화자의 '의도'를 관심법으로 유추하여 대인 공격의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답변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인들의 자아가 없기 때문이며 객관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자아를 주변과의 관계에서만 찾는 습성에서 비롯된다. 무언가에 객관적으로 논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주변과 관계를 끊어버리고, 그것을 말하고 있는 자신을 분리시켜야 한다. 포르노 합법화를 논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개인의 자유와 포르노의 폐해를 저울질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자기 자신은 전혀 개입되지 않아야 정상이다. 마찬가지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현재 한국의 결혼율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문제와 그 원인만 있을 뿐이지 자기 자신은 그 자리에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주변과 자신의 관계를 분리하지 못하는 인간이 대부분이고, 또 다른 사람들도 타인이 말하는 것을 그 사람과 분리하여 생각하지 못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객관적 주장에 대해서도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멋대로 해석한 다음, 그 사람을 집단과 연관 지어 해석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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